[글마당] Thing
참 이상도 하지 어느 날 심장이 멈추면 thing이 된단 말이지 신기해 평생 쿵쿵 뛰었던 심장이 싸늘한 물건이 되다니 그러면 그동안 어둡고 힘들었던 고통 괴로움 모두 멈추는 걸까 칼보다도 예리했던 혀도 굳는 걸까 심장이 마지막으로 품어낸 액체가 눈을 통해 붉게 흘러내린다 마지막 남아있던 단단한 슬픔 삶의 가장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앙금 덩어리 생의 결정체 기쁨 즐거움은 심장을 편하게 해주나 봐 향으로 바람으로 빛으로 기운으로 날려 보내나 봐 깃털처럼 가벼워 아프지도 않아 나비 되어 바람 되어 나풀거리며 날아갔나 봐 평생 반짝이며 파릇했던 모습 기억마저 잊히면 그때가 죽음이라고 어떤 종교에서는 믿고 있지 사라져가는 과정은 아련하고 그리운 법이야 그게 사랑인 거지 정명숙 시인글마당 thing 앙금 덩어리 고통 괴로움